가능성을 닫는 훈련

뇌에는 타입이 있다고 한다. 음주를 끊으려고 Daniel Amen 선생의 지시를 따르기 위해 대충 살펴봤는데 내 뇌는 대략적으로 액티비티 과잉 타입이긴 한 것 같다. 그래서 그 과잉으로 인한 불안감을 당장 잠재우려고 뭘 계속 하는 경향, 이를테면 안절부절 못하다가 맥주 한 캔을 까고야 마는 그 경향이 있다. 이게 창작의 측면에서는 좋은 걸 수도 있는데 비교적 단기적인 단위의… Read more 가능성을 닫는 훈련

상대성

모든 상태에는 비교급이 필요하다. 싸고 맛있는 음식의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비싸고 맛없는 음식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빅뱅에는 대성이 있어야 하고 비틀즈에는 링고 스타가 있어야 비로소 GD와 존 레넌이 살아난다(는 의견은 내가 아닌 대중문화 관련업을 하는 어떤 분의 확고한 말씀).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 중심 도시의 청명한 하늘과 날카로울 정도로 선명한 시야의 한가운데 서는 순간에야 입술 끝에서… Read more 상대성

시장에

시장에 작은 나물 가게가 있다. 다른 반찬은 일절 취급하지 않고 오로지 나물만 있는 조금 독특한 집이다. ‘나물 귀신’인 내가 올초에 이 동네로 이사 와 여기를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그 뒤로 퇴근길마다 참새방앗간처럼 들르고 있다. 시래기나물, 무나물, 세발나물, 유채나물, 참나물, 방풍나물, 곰취, 얼갈이, 건곤드레, 원추리… 간이 슴슴한 편인데도 나물이 싱싱해서 그런지 자꾸 젓가락이 가고 뒷맛도 깔끔하다.… Read more 시장에

낭비

낭비 욕구를 발산하는 방편으로 행하는 나만의 의식이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다이소에서 만 원 쓰기. 요즘은 다이소가 초심을 잃고 은근슬쩍 오천 원짜리까지 진열해 놓고 있지만 내 원칙은 천 원짜리 열 개를 딱 떨어지게 사는 것이다. 또한 한 번 방문한 곳은 다시 가지 않는다. 지점마다 규모도 천차만별이고 물건 종류도 미묘하게 다르다. 아주 작은 ‘구멍 다이소’라도 다른… Read more 낭비

유머의 문제와 인간성

유머는 여러가지 힘든 것들을 버티며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가장 성숙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있다. 생각보다 그게 배타적이라는 거다. 기본적으로 공유하는 언어와 가치관이 더할 나위 없이 확고해야 농담이라는 걸 칠 수 있다. ‘그 돈까스가 너무 맛이 없어서 살기를 느꼈다’ 같은 말 정도만 해도 최소한 저 친구가 실제로 주방장이든 누구든 살해하는 것이… Read more 유머의 문제와 인간성

고통의 종류와 대처법

결국 산다는 건 고통과 그에 대한 반응의 연쇄 활동이다. 뻔하고 당연한 사실이지만, 경추의 디스크가 확실하게 경화되어 정형외과 선생님으로부터 ‘이러면서 손이고 뭐고 점점 마비가 되어 버리는 거에요!’ 같은 소리를 들으며 목 통증에 관한 민간 요법적, 코어 트레이닝적, 정신과적, 신경외과적, 해부학적, 인류학적 서적을 다 뒤적이고 공중 화장실에서 뒷목 잡고 한 두 번을 토해보고, 마취제와 식염수를 배합한 주사… Read more 고통의 종류와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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