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디자이너

반백수이다보니 미래에 없어질 직업, 생겨날 직업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인데, 장래가 촉망되는 직업중 한 가지는 미생물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말그대로 인간의 장 속의 미생물 생태계를 큐레이션해주는 서비스이다. 인간 몸 속의 미생물은 대략 39조 개 라고 한다. (20대/ 170cm/ 몸무게 70kg의 성인 남자 기준) 인간세포 수가 30조 개로 추정되니 대략 1.3대 1의 비율이고 미생물이 더 많으니 미생물 입장에서는 인간은 인공지능 캐리어쯤 되겠다. 미생물이 인간의 몸이 자기 것이라고 주장해도 사실 할 말이 없긴 하다.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연구소와 캐나다 토론토 어린이환자병원 소속 연구진은 최근 논문에서 이 같은 비율을 발표하며 대변을 보고 난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미생물의 수보다 인간세포의 수가 많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미생물에게 지고싶지 않은, 인간으로서의 위엄을 잃지 않고자 하는 연구진의 노력이 눈물겹다. 미생물의 연구는 최근에 활발해지고 있으며 그동안 원인미상으로만 여겨지던 과민성대장증후군(IBS), 자폐증, 우울증과 미생물의 상관관계가 밝혀지고 있다. 특정한 미생물이 대장 내에 많을 경우 우울해진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닌가. 우울할때 요쿠르트를 먹으면 기분이 나아진다는 속설이 있긴 했지만 정말 상관관계가 있을 줄은 몰랐다. 그렇다면 우울증 치료제로 안 우울한 타인의 대변에서 추출한 미생물을 섭취하면 우울증이 호전된다는 말인가. 듣기만 해도 우울해지는 상상이지만, 이미 효과를 보고 치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유전자 지도를 만들었던 것처럼 미생물 지도를 만들어낸다면 언젠가는 장 속의 미생물 큐레이션을 통해 인간의 성격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장래유망 직업임에 틀림없다. 미생물 디자이너. 그리고 그런 날이 오기전에 우울증을 고쳐야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 syncout_dancer

2 thoughts on “미생물 디자이너

    1. 그렇습니다. 저는 세계갑부들 사이에서는 최고급 대변들이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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