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시장에 작은 나물 가게가 있다. 다른 반찬은 일절 취급하지 않고 오로지 나물만 있는 조금 독특한 집이다. ‘나물 귀신’인 내가 올초에 이 동네로 이사 와 여기를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그 뒤로 퇴근길마다 참새방앗간처럼 들르고 있다.

시래기나물, 무나물, 세발나물, 유채나물, 참나물, 방풍나물, 곰취, 얼갈이, 건곤드레, 원추리… 간이 슴슴한 편인데도 나물이 싱싱해서 그런지 자꾸 젓가락이 가고 뒷맛도 깔끔하다.

가게 안쪽에는 작은 탁자가 있는데 단골들은 잠깐씩 쉬었다 가기도 하고, 간단히 밥을 먹기도 한다.
가끔 집에 바로 들어가기 싫을 때 한구석에 앉아, 풀 삶는 풋냄새와 고소한 참기름 냄새 속에서 나물 안주에 소주를 홀짝거리고 있노라면 폭폭했던 하루도 보드랍게 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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