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덕후

덕후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덕후의 문제는 정보의 수집과 분석, 정리의 즐거움에 빠지는 나머지 실제로 뭘 할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이런 연유로 덕후형 인물은 같이 이야기하기에는 재미있으나 같이 일하기엔 매우 힘들다는 게 삶의 은근한 진리다. 아니 그런데 혹시 요새 내가 바로 덕후가 아닐까? 인생 덕후. 글을 쓰고 정리를 하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Read more 인생 덕후

공중 목욕탕의 규칙

얼마 전에 권유로 찜질방이라는 델 갔다. 몇 번을 다시 만나도 적응 안되는 공간이 있으니 그게 바로 락커룸이다. 그 락커룸이라는 경계를 넘으면 사람들이 태평하게 나체로 걸어다닌다. 이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닌가? 길 위에서는 걱정스럽게 쫓아와서는 “저기요, 옷 사이로 속옷이 너무 비치네요, 정말. 너무 비쳐요.” 따위 말을 하는 바로 그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당연하다는 듯이, 마치 아무것도… Read more 공중 목욕탕의 규칙

목소리의 진심

내 직장은 카페이다. 5년째 이 일을 하고있다. 늘 그렇듯이 한 가지 일을 오래하다보면 특정 스킬이 올라간다. 나는 계량기 없이도 우유를 정확히 200ml 따를 수 있고, 손목을 날렵하게 돌려가며 드립포트의 물줄기를 잘 조절할 수 있고, 커피향과 맛도 어느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건 일상생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스킬이고, 그보다는 의외의 스킬을 하나 습득하게 되었는데… Read more 목소리의 진심

세계의 한 구석을 점유하다가 가는 일

이렇게 날씨가 좋은 주간엔 그냥 길을 걸으면서도 기분이 묘할 때가 있다. 봄이 시작되던 즈음에 상수와 합정 근처를 걸으면서 들었던 생각과 비슷한 것 같다. 그때 느낀 건 그 홍대 주변 구역이 갖는 삶의 어떤 시기와 결부되는 특수성 같은 것들이었다. 그 동네는 누구에게나 좀 그런 특성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문화적으로 더 세련된 서울 동네가 홈타운이든, 지방이… Read more 세계의 한 구석을 점유하다가 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