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어떤 알 수 없는 답답함에 곧 죽겠다는 느낌을 받았던 일요일, 그간 몇 번을 생각만 하고 해보지 못했던 일, 아무도 없는 곳으로 짐을 싸들고 숨어드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가만히 있으면 영원히 반복될 것 같은 그 사이클로부터 어떻게든 거리를 두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 행위의 당위성에 대한 당당함을 확보하지 못해 늘 생각만 하고 말았던.… Read more 파도

아쉬탕가 요가

어느날 문득 우리 세대의 평균수명이 100세가 넘는다는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장래계획을 다시 세웠다.  그중 하나가 십 년마다 외국어 하나씩 마스터하기다. 100살까지 살면 십 년마다 외국어를 하나씩만 배워도 6개는 더 배울 수 있다. 맙소사. 원대한 포부가 하나 더 생겼는데, 아쉬탕가 요가를 배우는 것? 아래 영상이 궁극의 목표. 너무 아름다워서 볼 때마다 홀린듯 보게된다. 다시 태어나지 않는… Read more 아쉬탕가 요가

시장에

시장에 작은 나물 가게가 있다. 다른 반찬은 일절 취급하지 않고 오로지 나물만 있는 조금 독특한 집이다. ‘나물 귀신’인 내가 올초에 이 동네로 이사 와 여기를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그 뒤로 퇴근길마다 참새방앗간처럼 들르고 있다. 시래기나물, 무나물, 세발나물, 유채나물, 참나물, 방풍나물, 곰취, 얼갈이, 건곤드레, 원추리… 간이 슴슴한 편인데도 나물이 싱싱해서 그런지 자꾸 젓가락이 가고 뒷맛도 깔끔하다.… Read more 시장에

낭비

낭비 욕구를 발산하는 방편으로 행하는 나만의 의식이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다이소에서 만 원 쓰기. 요즘은 다이소가 초심을 잃고 은근슬쩍 오천 원짜리까지 진열해 놓고 있지만 내 원칙은 천 원짜리 열 개를 딱 떨어지게 사는 것이다. 또한 한 번 방문한 곳은 다시 가지 않는다. 지점마다 규모도 천차만별이고 물건 종류도 미묘하게 다르다. 아주 작은 ‘구멍 다이소’라도 다른… Read more 낭비